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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을향기

노란 잎 / 도종환
누구나 혼자 가을로 간다
누구나 혼자 조용히 물든다
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대 인생의 가을도 그러하리라
몸을 지나가는 오후의 햇살에도
파르르 떨리는 마음
저녁이 오는 시간을 받아들이는
저 노란 잎의 황홀한 적막을 보라
은행나무도
우리도
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산길에서
나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깊은 산 외딴 길섶에
한 송이 이름 없는 작은 꽃으로 피어나리라
혹여, 그대가 한 번쯤
하찮은 실수로
바람처럼 내 곁을 머뭇거리다
지나칠 때
고갤 꺾고 꽃잎 한 장 바람결에 날려 보리라

 

 

 

 

저 하늘 아래에는
저 하늘 아래에는 운동모자 꾹 눌러쓰고
코스모스 꽃길
말없이 걸어가는 소년과
하얀 팔 내놓고 오르간 앞에 앉아 있는
갈래머리
소녀가 있었다

 

 

 

들국화 꽃향기처럼 / 정심 김덕성
높은 파란 하늘빛 함께
부드러움으로 내리는 고운 햇살
닫혀 진 내 마음에 내리고

차 한 잔을 마시고
여유롭고 따사로운 가을 길 걷노라면
길섶에 그윽하고 싱그러운 꽃향기
활짝 웃는 청초한 들국화 미소
내 마음에 가득 담고

가을빛으로 물들인 들판
빼놓을 수없는 맑고 순결한 들국화
내 가슴에 담아 아름다움으로
순결하게 살았으면
사랑이 내리는 가을 길
정겨운 사랑이야기와 함께 짙어 가고
사랑의 꽃향기 담은 들국화처럼
행복한 세상이면 좋으리

 

 

 

 

가을/ 홍수희
익어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픈 것인가
가을이 저렇게 익기까지 건너왔을 그 아픔
익어간다는 것은 얼마나 외로운 것인가
가을이 저렇게 익기까지 건너왔을 그 외로움
그리하여 익어간다는 것은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가
견디어낸 마음만이 만들어내는 저 따사로움
저 온유!




 

 

 

 

 

가을을 파는 꽃집

꽃집에서
가을을 팔고 있습니다
가을 연인 같은 갈대와
마른나무가지
그리고 가을꽃들
가을이 다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가을 바람은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거리에서 가슴으로
느껴보세요
사람들 속에서도
불어 오니까요
용혜원





 

 

 

가을 아침
햇빛이 밝아
숲이 더욱 깊어졌다
내 사랑도 눈이 밝아
너에게로 가는 그리움
더욱 깊어 지기를!
아침잠 깨어
유리창 너머
멀리 보내본다
나태주

 

 

 

2021년9월5일 경남 함양 상림공원 사진여행사진입니다 

 

초 가을 /김정순
선선한 바람 가을 냄새
그대가 오고 있나 보다
한낮 뜨거운 햇살에
아직 풋풋한 열매들
노랑 빨강 주황 예쁜

나만의 색깔로
화려한 변신을 꿈꾸면
거리에는 갈색 꽃도 피겠지
소슬바람 불 때면 쓸쓸함에
당신이 또 그립겠지

산이 불타오르고
들판이 풍요롭게 물들면
나도 가을을 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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