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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끝자락에 머물다

 

가  을 / 최승자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니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뜨립디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광풍처럼 몰아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칩디다

 

 

 

 

 

 

가 을 / 김종길
먼 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
사물의 명암과 윤곽이
더욱 또렷해진다

가을이다
아 내삶이 맞는
또 한 번의 가을!

허나 더욱 성글어지는
내 머리칼
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
해가 많이 짧아졌다

 

 

 

 

달력을 보니 벌써 8월중순이 되었고 
여름의 감성을 느끼기도 전에 
곧바로 가을 계절이 찾아오고있어요
여느때나 느낀 것이지만 
이번 가을도 빠르게 지나가겠지요.

 

 

 

가을 연가  /정태현
누군가 
보고픈 사람도 없는데 
그 누구의 숨결인가? 
갈바람 산들산들 
은은한 여인의 향취가 배여있네 

 누군가 
기다리는 사연도 없는데 
그 누구의 편지인가? 
갈잎은 울긋불긋 
절절한 사랑의 사연이 쓰여있네 

 누군가 
그리운 음성도 없는데 
그 누구의 고백인가? 
벌레소리 소곤소곤 
정겨운 밀어에 갈 밤이 깊어가네



 

 

멀리서 빈다 /나 태 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등 뒤에서 살짝 안는 이 누구 신가요?
설레는 마음에 뒤돌아보니
산모퉁이 돌아온 가을 햇살이
아슴아슴 남아있는 그 사람 되어
단풍 조막손 내밀며 걷자 합니다

 

 

   

산에 오르다
꽃 한 송이를 보았네
나를 보고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

산에서 내려오다
다시 그 꽃을 보았네
하늘을 보고 피어있는 누님 닮은 꽃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보일 때가 있다.
그 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냄새를 맡는다.
박희준...

 

 

 

 

 

그래서... 사랑이란다 ...
잊혀지는 것은 사랑이 아니란다
잊고 싶은 것은 그리움이 아니란다

때로는 아프기도 하고
떄로는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손 끝에 전에오는 따뜻한 커피잔 처럼

가끔은 가슴을 훈훈하게 해 준단다
가까이 있어도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 사랑이란다
멀리 있어도 그리운 것이 사랑이란다

헤어져서 서러운 것이 아니고
곁에 있을 때 더 잘 해주지 못해 아쉬운 것이란다
그래서 ...사랑이란다...
~김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