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 줄기 노래가 되어 너에게 가겠다.
바람속에 떨면서도 꽃은 피어나듯이
사랑이 낳아준 눈물 속에 하도 잘 익어서 별로 뜨는 나의 시간들
침묵할수록 맑아지는 노래를 너는 듣게 되겠지
무게를 견디지 못한 그리움이 흰 모래로 부서지는데
멈출 수 없는 하나의 노래로 나는 오늘도 너에게 달려 가겠다.
*너에게 가겠다. 이해인*
꽃마음 별마음 *이해인*
오래오래 꽃을 바라보면 꽃마음이 됩니다
소리없이 피어나 먼데까지 향기를 날리는
한 송이의 꽃처럼 나도 만나는 이들에게
기쁨의 향기 전하는 꽃마음 고운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오래오래 별을 올려다보면 별마음이 됩니다
하늘 높이 떠서도 뽐내지 않고
소리없이 빛을 뿜어 내는 한점 별처럼
나도 누구에게나 빛을 건네 주는
별마음 밝은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정읍시 신성길 176~17(신월동 145~1)
정읍 천주교 본당의 전신이며 순교자들의 가족들이
형성한 신성리 본당 입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조용한 성당으로 관리만 하고 있어요
가을 노래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 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며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 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
*이해인시인*